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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닮은 북촌우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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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우리집

북촌 계동길을 시작점에 우리집이 있다. 우리집 마당에 들어서면 묘하게 과거 할머니집이 생각난다. 당시 친척들로 북적이던 마당과 밥 짓는 냄새와 오순도순 안방에 모여 있는 가족들. 그 따스함이 느껴지는 곳이 이곳에 있다.

우리집에는 늘 나를 반겨주는 사람이 있다. 아니, 내가 아닌 모든 사람들이 대문을 열고 마당에 들어서면, 얼굴을 빼꼼. 내미는 주인이 있다.

밥 때도 아닌데도 식사는 했는지, 아니면 우엉차라도 마시고 가라고 부리나케 주방으로 가서, 미리 우엉차를 준비를 해놓으시는 분이다. 우리집은 북촌 관광모드가 자동 해제되는 곳이다. 누가와도 늘 변함없이 반겨주시는 분이 북촌 우리집에 오래된 주인장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집 주인장

북촌의 오래된 주민. 자신보다 주변사람 먼저 챙기는 탓에, 정작 자신의 시간은 밤11시 이후에나 돼서 우리집 사랑방 이불속으로 몸을 비비는 매 하루일상.

아침이 되면 손님들 아침식사 챙기느라, 이른 아침 콩나물국밥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마음은 통하는 지라 아침부터 서로 웃기 바쁘다. 우리집을 나서는 손님들에게 기본 3번 인사를 하면서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눈이오나 비가오나 늘 마중을 나선다. 그리곤 몇 달후 주인장에겐 우리집에서 같이 찍은 사진, 편지들이 날아오고, 매 해 부메랑처럼 다시금 오게 되는 우리집 가족들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자, 오늘은 무엇을 해볼까.

동갑내기 롤링핀 사장님과 바로 나온 빵을 먹으며, 간단히 아침수다를 떠들어본다. 드립커피가 마시고 싶을 땐, 두루로 가서 사장님표 커피 한잔에 이런저런 이 동네 가게에 월세가 올라 누가 나간다하면서 서로 걱정을 하며, 마지막은 우리 먼저 걱정하자고 한숨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며 헤어진다. 정애쿠키 사장님은 잘 지내고 계시는지, 안부인사와 함께 한 손에는 쿠키세트를 사가지고 나오신다. 점심시간이 되면 짱구식당에서 청국장을 먹으며, 같이 티비보면서 세상이야기를 하고, 미미당에서 떡꼬치와 호떡을 사들고, 여울목으로 올라온다.

여울목은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만든다고, 한 청년에게 여울목 모든 권한을 맡겼다.

롤링핀, 두루, 미미당, 정애쿠키, 짱구식당, 새로 생긴 청년가게 삼영감자 까지 그리고 동네 주민까지 이 한사람 박인숙 주인장을 통해 서로가 서로를 알게 되었으며, 지금의 우리집 행사들은 동네사람들과의 수다로부터 시작이 되었다.

북촌마을공동체

모두가 사정이 있고, 힘들지 않은 사람은 어디 있겠는가. 우리집 행사나 축제를 통해 그들에게 잠시나마의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다면, 내일의 북촌은 살맛나는 마을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준비를 하면서 본인이 더 힐링을 받는다. 마을사람들만의 축제가 아닌 북촌에 오는 외국관광객, 시민들 모두가 함께 모이는 곳은 늘 우리집이다. 14여년동안 우리집 공간은 변함없이 지금도 설렘을 품고 있는 중이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시시각각 다르지만 그때마다 우리집을 믿고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항상 주체적으로 해올 수 있었다. 익명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마을이란 아주 중요한 곳이다. 다양한 마을 사업이 시작되고 있지만, 북촌에서는 주민이 아닌 관광객을 위한 사업을 하고 있다. 사람 냄새가 나는 작은 골목길과 낮은 한옥의 동네, 오래된 이야기를 간직한 북촌한옥마을은 어제의 이야기로만 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작게나마 시작하고 있었던, 북촌마을공동체의 시작점은 우리집에서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드러나지 않았을 뿐, 우리집 주인장이 14년동안 행해왔던 일을 오늘 우리는 다시 새로 배워야하지 않을까 싶다.

북촌한옥

어떤 특정한 주제나 공부를 하고 한옥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활동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전통’이란 틀에 얽매이지 않는다. 가령, 한옥을 우리나라의 ‘전통’이라는 틀 안에서 그려내어 그에 맞게, 전통차를 만들고 시음하는 체험, 그 한옥에서 살았던 역사적인 인물의 삶을 공부하고 문학인이 살았다면 시와 글을 쓰는 형태로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 한옥의 구조에 담긴 역사와 기능을 더 알고, 우리나라 전통 예절을 배우는 것에서 더 나아가 보자면. ‘한국’과 ‘우리문화’ 그리고 ‘전통’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즐겁게 내 것을 더 아는 것이 인간의 기본욕구이다. 단순히 사람하고 사람이 만나는데 초점을 둔다면, 그 공간이 내 몸과 정신에 더 편안한 성향을 가진 한옥이라는 것 뿐.

보존이라는 건 옛날 그대로 외양을 모셔두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살았던 분이 가진 감성과 기억, 그리고 즐거움을 아는 사람들이 예전처럼 지금도 존재하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북촌은 항상 서울의 중심에서 역동적인 변화와 옛 것을 지키려는 움직임 사이에서 조금씩 변모해왔다. 외국 사람들에게 한국의 매력을 물었을 때 높은 순위에 있던 내용이 한국에는 도심에 전통적인 형태의 건물과 현대적인 건물이 함께 있다는 것이였다. 북촌의 지리적 위치는 이러한 특징을 자연적으로 머금어왔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사람 사는 동네였기 때문이다.

북촌을 한 번이라도 방문했거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번 물어본다.

지금. 당신은 ‘북촌’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무엇이 떠오르는지..

우리집 [공공한옥]

관광객들에게 한옥체험이란 단순히 한옥문화체험으로만 구색되어 질 뿐, 과연 한옥에 살면 어떨까라는 관심도 느껴보지도 못하고 돌아가게 된다. 무엇을 보고 느끼게 되면 다시 북촌을 오게 될까.

우리집 한옥체험관은 그동안 많은 행사를 14여년 해왔으며, 한 번 온 사람들은 다시 오게끔 만드는 장소이기도 하다. 늘 그 자리에 있고, 늘 그 사람이 있고, 이 안에 가족이 살며, 오는 손님 또한 우리집 가족이 된다. 하룻밤 묵은 손님은 실제 한옥의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면서, 낮과 밤의 한옥운치도 체험하며, 정말 한옥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이는 곧 우리가 한옥을 널리 알리는 이유 중 하나, 한옥하면 춥고 불편하다는 생각을 버림으로써 한옥 대중화와 한옥 보편화의 시작이 아닐까 한다.

현재 이번 공공한옥 운영자 모집에선 용도가 주거는 안 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20여곳 되는 공공한옥 중 게스트하우스를 하고픈 자에게 서울시가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하거나 지원을 해주면, 앞서 말한 우리가 원하고자 하는 한옥체험을 이루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한밤중 북촌을 하나 둘..불꺼진 유령마을로 만들고 있는지에, 깊이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2002년부터 2017년 지금, 우리집에서는 단순히 숙박, 행사만 이루어지는 곳이 아니다.

이곳에 오래된 '우리집' 주인장이 있기에, 여기 '우리집'이란 공간안에서 마을과의 소통이 이루어지며, 주민과 시민들간의 소통도 이루어지며, 전세계인과 같이 공유되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다양한 세대까지 공존하는 아주 중요한 북촌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북촌'우리집' 주인장의 열정은 이곳을 다녀간 시민과 전세계사람들, 그리고 주민들의 응원에서 나오고 있는 것은 아닐까..나 역시 오늘도 내일도 응원해본다.

주인닮은 북촌'우리집'이 그 자리에 오랫동안 있기를 바라며...

2017.02.28

_어느 한 북촌청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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